레드마리아
11월 2일 제3회 여성노동영화제 그 두번째날. 마지막 영화 레드마리아
감독과의 대화중인 한국여성노동자회 송은정 노동정책부장과 경순 감독 (왼쪽부터)
여성노동영화제 ‘대나무숲’ 행사의 이틀 차, 마지막 상영으로 경순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레드마리아>를 관람하고 감독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영화 <레드마리아>는 일본, 필리핀, 한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환경에 처한 동시대의 여성들을 노동과 몸이라는 필터를 통하여 조명한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다. 소수의 주인공을 집중 조명하는 여타의 다큐멘터리와 달리 <레드마리아>는 수많은 여성들이 촬영의 대상자로 등장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이들을 서로 중첩시키면서 의미를 찾아가게끔 한다.
여러 여성들의 이야기가 다루어진 만큼 감독과의 대화에서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질문들이 이어졌다. 제목에 의미에 대해 묻는 질문에, 경순 감독은 레드라는 수식어를 통해 ‘마리아’라는 단어가 가지는 상징성에 비틀기를 시도하여 기존에 통용되는 여성의 이미지와는 다른 여성의 이미지를 얘기해보고 싶었다고 답하였다. 더불어 ‘배’라는 신체 부위에 집중하게 된 이유에 대하여 여성에게 ‘배’가 젠더 권력 하에 성인이 될수록 부끄러워하게 되는 신체부위이면서 임신과 낙태, 출산 및 육아 등 여성의 삶에서 여성을 평가하는 기준의 출발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촬영의 경험으로 힘든 기억보다 오히려 여성들이 이렇게 다양하게 살고 있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어 배우며 힘을 얻는 부분이 더 많다고 이야기하는 경순 감독은 영화 <레드마리아>가 여성의 문법으로 이야기되었지만, 우리가 왜 노동을 하는지, 노동이란 각자에게 무슨 의미이며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하는지 더 다양한 사람들이 숙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하며 감독과의 대화는 마무리 되었다.
글. 고건영 (이대 영화패 '누에' / 을들의 당나귀 귀 자원봉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