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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노동문화활동/2013 : 여성노동문화제

그녀들의 주름진 웃음소리 속에 담긴 힘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그녀들의 주름진 웃음소리 속에 담긴 힘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전설의 여공 : 시다에서 언니되다

 

오늘날 부산은 영화의 도시다. 여름이면 물과 해변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는 휘황한 해운대가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부산사투리로 소통하는 많은 영화와 드라마들은 부산의 센텀시티부터 뒷골목까지 샅샅이 훑어 숨겨진 매력을 전해준다. 하지만 7-80년대 부산이 섬유와 신발 공장으로 빼곡히 들어찬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주역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설의 여공 : 시다에서 언니되다]는 그 잊혀진 시절에 대한 회고록이자 오늘까지 이어지는 삶에 대한 노래이다. 열셋, 열넷에 시작된 노동자로서의 삶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늘 힘들기만 했던 것도 아니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철야근무, 다음날까지 이어진 저녁 잔업을 땡땡이 치는 여공들은 가랑잎 굴러가는 소리에도 까르르 웃어대는 10대 소녀였다. 세월을 건너 이제는 중년이 된 이들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그 때를 기억하며 소리내어 웃는다.

여성들이 일하는 형태는 달라졌지만 세상이 쉽지 않은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 속에서 언제나 웃음과 유머를 찾아내는 것은 여성들이 태초부터 간직한 힘이지 않을까 싶다. 그녀들의 주름진 웃음소리 속에 담긴 힘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