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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여성노동을 말하다

반짝이는 별빛 아래 | Under the Starry Sky

반짝이는 별빛 아래 | Under the Starry Sky

감독 다이아나 가예/ 제작국가프랑스, 세네갈/제작년도 2013/ 포맷 DCP/ 상영시간 86'/ 장르 드라마/ 색상 color

뉴욕의 거리를 방황하고 있는 압둘라이(사진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다시 미국으로. 그리고 다시 아프리카로. 노동자들은 전세계를 떠돈다. 세네갈에서 이탈리아로 이주한 노동자 압둘라이는 부인 소피를 잊고 그곳에서 새로운 여자들과 일하며 살아간다. 일자리를 찾아 프랑스를 거쳐 뉴욕에 도착한 압둘라이. 그를 기다리는 것은 입국 브로커에게 진 천달러의 빚 독촉과 부족한 일자리다.

남편을 찾아 이탈리아로 온 소피(사진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남편을 찾아 이탈리아로 들어간 소피는 남편의 부재와 자신을 잊었다는 사실에 좌절한다. 하지만 세네갈 여성들의 공동체는 남편을 공유한 소피에게 이탈리아어를 배울 수 있는 곳과 주거를 제공한다. 수동적이고 의존적이었던 소피는 새 직장을 잡고 어느새 스스로의 삶을 힘차게 꾸려가기 시작한다.

세네갈의 거리를 걷고 있는 소피의 여동생과 사촌 (사진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소피의 이모는 뉴욕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자리잡고 살고 있다. 세네갈로 돌아간 남편의 장례식에 아들과 함께 참석한 그녀는 남편의 후처와 두 아이를 대면하고 미국 국적을 가진 소피의 사촌은 세네갈 아이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 된다. 소피의 여동생은 사촌과의 결혼을 꿈꾸며 다른 삶을 갈망한다. 

2013년 전세계 이주노동자의 숫자는 2억 3,200만 명. 2013년 세계 이주노동자가 본국에 송금한 총액은 5,420억 달러. 이 가운데 약 75%에 해당하는 4,040억 달러가 개발도상국으송금되었다.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들은 개도국 출신이고 이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노동소득을 모국으로 송금하고 있다. 이 송금액은 개도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들이 노동하고 있는 일자리는 매우 힘들고, 더럽고, 위험스럽다.

영화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이탈리아로 넘어온 이주노동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장이 등골을 빼 먹기는 하지만 고향에서 일하는 것 보다는 낫다.” 대부분의 이주 노동자들이 그런 꿈을 안고 고향을 떠난다. 하지만 누군가는 압둘라이처럼 빚에 올라앉고 일자리도 잃어버리기도 한다. 반면 소피의 이모처럼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도 누군가는 소피처럼 새로운 인생을 희망차게 시작하기도 한다. 영화는 세계가 하나로 묶인 신자유주의 경제 아래서는 노동자들 사이의 연대가 존재할 때만 새로운 희망도 싹틀 수 있다는 것을 역설한다. 세네갈 여성들의 빛나는 자매애와 배려가 아프리카 리듬을 타고 울려 퍼지는 영화.

2014 제1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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