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성노동문화활동/2013 : 여성노동문화제

[전래동화] 그 현장 이야기..

70년대 선밴들이 들려주셨던 이야기                                         [전래동화]

2013년 10월 30일의 늦은 7시, 홍대의 작은 클럽 제스에서 2013 여성노동문화제, ‘을들의 당나귀’의 막이 올랐다.

앞으로 닷새 동안 이루어질 문화제의 첫 번째 행사인 ‘전래동화’는 1970년대 여성노동자로서 노동운동의 현장에 있었던 분들의 내레이션과 극단 꾼, 노래패 아름다운 사람들의 연극으로 시작되었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부터 담담하게 시작되던 목소리는 처절했던 어린 여공 시절을 서술하면서 점차 떨려왔다. 나열하기도 괴로운 묘사들은 단지 듣는 것만으로도 서글픈 마음이 들게 했다. 마이크로 전해지는 목소리는 개인의 경험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하나의 역사로서 변모하였다. 목소리 하나, 하나의 경험이 여성으로서, 노동자로서, 인간으로서 당연히 요구해야할 권리를 깨닫는 것에서부터 그 권리를 찾기 위해 행동하고 쟁취함으로써의 역사를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노동법을 준수하라는, 사람으로서 우리를 사람으로 대해달라는 단순하고도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이다지도 힘들다는 것과 자유는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전래동화 극이 이전까지 투쟁하여 이루었던 과거의 일이라면, 끝나고 이루어진 아름다운청년의 노래는 지금까지 해낸 것을 거름 삼아 앞으로도 좌절하지 않고 자유를 향해 걸어가자는 메시지를 주었다.

 

노래패의 흥겨운 공연 후에는 70년대 노동운동의 주역인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노동자로서의 정체성도 깨닫지 못했던 시절부터 이어진 이야기들은 현재로서는 완결된 문장으로만 알 수밖에 없는 여성노동운동의 역사를 현장감 있고 세세하게 알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닌, 옳은 것을 위해 지금 당장 행동하는 정신이며 한 사람이 아닌 우리가 이루어 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글. 고건영 (이대 영화패 '누에' / '을'들의 당나귀귀 자원봉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