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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노동문화활동/2013 : 여성노동문화제

나의 신상 구두

11월 1일 제3회 여성노동영화제 그 첫날 두번째 영화          나의 신상 구두

더러운 소를 처분하는 그 강렬한 도입부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병든 소. 그 가죽이 우리가 고급이라고 생각하는 구두의 가죽이라는 사실 또한 충격적이다. 영화는 그렇게 강렬하게 시작되었다.

시애틀에서 태어난 디자이너 ‘세나양’이라는 등장인물이 등장하고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비추며 영화는 시작한다.어려서부터 다양한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방법을 배웠던 한국계 미국인인 그녀는, 자유분방하고 여성을 존중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국의 한 공장의 사장은 여성노동자들을 무시하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조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같은 구두를 만드는 두 곳의 노동자, 디자이너를 대조해 보여주며 우리가 ‘명품’이라 여기는 명품가게에서 팔리는 신상 구두의 제작, 판매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명품’이라고 부르는 이름들이 등장하고 그와는 대조적으로 노동자들이 미싱과 드레싱을 하는 모습이 대조적으로 무엇을 보여주려는지 예상할 수 있었다.  

미국인 디자이너가 디자인하면 중국의 값싼 인력들이 싸게 대량으로 구두를 만들어 다시 파는 과정이다. 그 구두를 만들어 내는 중국인 노동자들은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자신이 만들어 낸 그 구두를 살 엄두도 내지 못한다.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노동자들, 특히 여성노동자들의 상황을 함께 공감하고 알리는 것이 필요하고 그들의 근무환경의 개선을 위해 우리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함을 배웠다.

소가죽의 비싼 구두를 만들기 위해 평생을 운동화와 플라스틱 구두를 신고 일하는 중국의 노동자들이 있다. 또 그 가죽을 위해서는 고작 몇 센트짜리 신발을 신고 소를 키우고 도축하는 중국, 러시아 국경의 농부들이 있다.

 

평생을 일해도 자신이 만든 가죽구두는 신지 못하는 사람들. 이 영화는 단순히 명품 신상 구두만을 쫓을 것이 아니라 구두를 만들기 위한 과정의 노동자들과 소들을 생각하게 한다. 힘든 환경에서도 열심히 근무하는 그들의 인권과 더 나은 근로환경이 되기를 기대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 우리도 함께해야겠다.

 

글. 김성원 ('을'들의 당나귀귀 자원봉사자)